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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피플 10

권정선재 2009. 12. 19. 12:36

로맨틱 피플 10

 

 

권순재

 

 

 

다가가려 했습니다.

내가 다가가려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그 순간,

나는 다가가지 못했습니다.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가

그에게 다가가고 있었습니다.

 

상처받은 그의 몸,

피 흘리는 그의 몸.

그 몸을 누군가가 안고 있습니다.

 

그 피가 썩은 냄새가 여기까지 진동을 하는데,

저 사람은 아무렇지 않은 모양이다.

저 피가,

저 역겨움이

저이에게는 아무 영향을 주지 못하는 모양이다.

 

나는 이리도 느껴지는데,

나의 마음은 이리도 아파오는데,

저 사람은 그렇지 아니한가?

저 사람은 슬프지 아니한가?

저 슬픔이 예까지 이리 전해오는데,

저 사람은 그렇지 아니한가?

저 사람은 슬프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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