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모든 걸 걸었어. 1.2
축구의 ‘축’자도 안 좋아합니다. 애초에 스포츠라는 것 자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을뿐더러 상대적으로 점수를 내기도 어려운 스포츠인 ‘축구’는 아무래도 조금 더 낯설게 느껴지고 지루하게 느껴집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도 꼬박꼬박 챙겨보지 않았을 정도니 이 정도면 축구에 대해서 얼마나 무관심한지 아실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모든 걸 걸었어]는 꽤나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일단 제가 살고 있는 부천의 이야기인 데다가 실화라는 점이 끌렸기 때문이죠. 축구에 대해서 관심도 없는 사람도 읽게 만드는 이 만화는 단순히 축구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 이야기입니다. 다른 사람이라면 당연히 포기할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사람 말이죠. 단순히 축구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한계를 부수기 위해서 노력을 하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보니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스포츠가 배경임에도 불구하고 꽤나 몰입해서 볼 수 있었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모든 걸 걸었어]는 네 개의 신장을 가진 골키퍼의 이야기입니다. 이미 자신의 신장이 문제가 생겨서 아버지의 신장을 받았고, 그 역시도 문제가 생겨서 작은 아버지의 신장을 다시 한 번 이식을 받은 골키퍼. 보통의 사람이라면 진작 포기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으려고 했을 텐데 주인공은 그러지 않습니다. 아무리 본인이 사랑하는 꿈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목숨이 걸려있는 상태에서 모든 걸 거는 일은 보통 사람이라면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적어도 일단 내가 살아야 하니까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 아니더라도, 다른 일을 하면서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주인공은 아닌 모양입니다. 분명히 무리를 하게 되면 다시 또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은 축구를 위해서 모든 것을 다 겁니다.
그리고 다른 캐릭터들 역시 마찬가지의 모습을 보입니다. 3부 리그, 남들은 실패한 축구 선수라고 이야기를 할 수도 있지만 그 안에서의 그들의 삶은 치열합니다. 그 누구보다도 축구에 대한 열정 같은 것이 부족하지 않은 사람들이죠. 사실 우리는 앞에 보이는 사람들만 우선으로 바라보게 되요. 아무래도 그럴 수밖에 없을 테죠. 그들이 우선 보이게 되니 말이죠. 하지만 그들의 뒤에서 그들 못지 않은 열정으로 달리고 있는 이들에 대해서 우리는 자세히 알지 못합니다. 때로는 그들의 열정이 부족해서, 혹은 그들이 노력을 하지 않아서 더 낮은 곳에 있다고 생각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절대로 그런 것이 아닌데 말이죠. 모두 다 노력을 하지만 다른 기회, 다른 자리에서 자신의 몫을 다 해내고 있는 건데 말입니다. 다른 이들이 제대로 인정을 해주지 않는 위치에서도 최선을 다 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특히나 실제로 경기를 하는 것처럼 보이는 만화 자체가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아무래도 스포츠 만화이다 보니 그것을 얼마나 실감나게 보여주는 지가 중요한 것 같은데 다른 만화들에 비해서 굉장히 빠르게 책장이 넘어가면서 긴장감도 줍니다. 축구를 잘 모르는데다가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 저 조차도 스피드가 느껴져서 매력을 느낄 정도로 괜찮은 만화입니다. 색 역시 꽤나 선명한 편입니다. 웹툰인 경우에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느낌의 색을 주로 준다고 평소에 생각을 했는데 [모든 걸 걸었어] 같은 경우에는 선이 조금 강하다고 생각이 될 정도로 선명합니다. 다만 스토리에 있어서는 조금 심심하다는 느낌도 들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아무래도 여기가 끝이 아니라서 그런 식으로 끝이 나고 캐릭터들의 설명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 같지만 조금 더 괜찮은 이야기가 되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워낙 괜찮은 느낌을 주는 만화였거든요. 마지막까지 손을 꽉 쥐고 하게 하는 매력적인 축구 만화 어떠신가요?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 문화 > 행복한 책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한 책방] 어쿠스틱 라이프 5 (0) | 2013.07.11 |
---|---|
[행복한 책방] 미식가의 도서관 (0) | 2013.07.10 |
[행복한 책방] 우리는 사랑일까 (0) | 2013.07.08 |
[행복한 책방] 지식채널 e 8 (0) | 2013.07.05 |
[행복한 책방] 2013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영화 (0) | 2013.07.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