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과 전시

[신나는 공연] 오 마이 달링

권정선재 2014. 3. 21. 07:00

[신나는 공연] 오 마이 달링

 

[오 마이 달링]은 대학로에 꽤나 많이 공연 중인 헤프닝 형식의 공연 중 한 편으로 관객들에게 상황의 아이러니를 통해서 웃음을 주는 공연입니다. 아무래도 헤프닝이 주로 흘러가다 보니 크게 부담없이 볼 수 있는 공연이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나 러닝타임이 굉장히 짧은 것이 이 공연이 가지고 있는 매력 중 하나인 것 같아요. 70분 남짓 진행이 되는 공연이다 보니 대학로 공연 특유의 불편함도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더라고요. 사실 대학로가 공연의 메카라고는 하지만 공연이 많아서 그러한 별칭을 얻은 것이지 공연장 자체의 불편함에 대해서는 사실 많은 아쉬움이 있을 수밖에 없잖아요. [오 마이 달링]이 공연되는 해피 씨어터 같은 경우에도 마치 KTX에나 호주 저가항공인 젯스타를 타는 것처럼 아주 좁은 공간에 구겨져서 사람이 봐야만 합니다. 보통 영화를 보는데 익숙한 관객들이 보기에 그다지 편한 환경은 아니죠. 하지만 유쾌한 헤프닝이 이어지는 데다가 그다지 긴 러닝타임이 아니니 연극이 짜증이 나기 전에 끝이 난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그리고 후반으로 갈수록 관객의 몰입을 유도하는 부분이 많다는 것도 매력적인 부분입니다. 마지막까지 관객들이 딱히 무대에서 눈을 띄지 않게 만든다는 것은 분명 매력적인 부분입니다.

 

 

 

 

하지만 초반에 관객들이 쉽게 극에 몰입하게 못하게 하는 부분이 존재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미 대학로에 존재하는 [라이어] 시리즈라거나 수많은 공연들과 같은 형식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자신만의 색다른 이야기를 보여야 하는데 그것이 부족합니다. 사실 이 부분은 조금 아쉬운 부분입니다. 어느 순간부터 대학로에 있는 공연들은 말랑말랑한 연애극이 아니면 상황에 기대는 코믹극으로 양분되기 시작하는데 [오 마이 달링]은 그 가운데 있으려다가 다소 애매한 포인트가 되어버리는 공연입니다. 게다가 정작 주인공인 디자이너 유가 중심이 되지 못하는 느낌을 주는 것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분명히 그가 주인공이 되어먄 함에도 불구하고 그의 친구인 박병수에게 너무나도 지나칠 정도로 포커스가 맞추어지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다소 아쉬움 느낌이 묻어나게 되는 거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그 긴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 마이 달링]에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른 공연들의 경우 아무래도 연극이라는 특성에 기해서 후반으로 갈수록 몰입을 하기 어렵다는 측면이 강하게 느껴지니 말이죠. 하지만 [오 마이 달링]은 참 신기한 공연으로 후반으로 갈수록 더 깊이 몰아칩니다. 도대체 언제 진실이 밝혀질까에 대한 궁금함인 거죠.

 

[오 마이 달링]은 다른 헤프닝 공연들이 후반으로 가면 그것을 수습을 하려고 하는 것과 다르게 마지막까지 일을 키우기만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풀어내는 결말도 그다지 나쁘지 않습니다. 수많은 헤프닝 공연들이 아쉬운 이유는 자기가 원하는 것 이상의 이야기를 하려고 하다가 결과적으로 결말을 너무나도 아쉽게 풀어간다는 점 탓일 겁니다. 하지만 [오 마이 달링]은 자신의 공연이 단순한 헤프닝 공연이라는 것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게 정말로 끝이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관객들을 극한까지 몰아갑니다. 이 과정 자체가 주는 즐거움이 꽤나 큰 편이더라고요. 억지로 결말을 만들어내는 것도 아니고 당연히 이런 결말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의 느낌을 주었거든요. 하지만 [오 마이 달링]은 끝까지 자신의 헤프닝을 유지합니다. 그러다 보니 나오면서 허무하다기 보다 역시 이런 결말이 괜찮은 것 같아.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공연 자체가 주는 다소 아쉬움이 있기는 하지만 무려 7명의 배우가 무대를 꾸미는 공연이니 만큼 그 자체가 주는 믿음 같은 것도 있습니다. 억지로 멀티맨 멀티걸을 이용해서 웃기는, 반드시 필요해서가 아닌, 공연들도 많은데 [오 마이 달링]은 조금 더 배우들에 기대는 느낌이거든요. 괜찮은 배우들에 제대로 헤프닝 공연이다 보니 확실히 즐겁습니다.

 

하지만 다소 비슷한 상황이 반복이 된다는 아쉬움은 [오 마이 달링]이 가지고 있는 약점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분명히 공연 자체는 자신들이 전혀 새로운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겠지만 이야기를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전혀 새로운 공연으로 느끼지지는 않거든요. 유쾌하고 신기한 공연이기는 하지만 그 비슷한 패턴의 반복은 아무래도 관객으로 하여금 지치게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뒤로 가면서 동시에 등장하는 배우의 수가 점점 늘어나면서 이게 어떻게 해소가 될까에 대한 궁금증을 주는 것은 분명히 공연에 대해서 몰입도를 늘리는 것이지만 그 이상에 대한 무슨 이야기를 할 수는 없는 아쉬움이 묻어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오 마이 달링]은 즐겁다는 겁니다. 이 공연을 내가 평가해야지. 라는 마음을 가지고 가지 않으신다면 공연을 즐겁게 즐기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게다가 무대 자체의 쾌적함이나 무대 배경의 재미 역시 꽤나 큰 편이고요. 자신들이 소개를 하는 것처럼 진짜 샵의 느낌을 줄 정도로 살아있게 묘사를 했더라고요. 다만 무대 자체를 재미있게 쓰는 부분은 조금 부족하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열린 마음으로 간다면 훨씬 더 즐겁게 감상할 수 있을 [오 마이 달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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