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남잔다늑대2[완]

[로맨스 소설] 남잔 다 늑대 2 [13장]

권정선재 2015. 2. 7. 07:00

13

 

은희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은비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은희를 보면서 숨을 크게 들이쉬고 겨우 입을 열었다.

되게 외로워서.”

 

은비야. 뭐가 외로워?”

그 녀석 지금 내가 너무나도 필요한데 내 곁에 있지도 못하잖아. 그런 녀석 이제 남자 친구로 싫어. 내가 이제 위로를 받고 싶다고. 누군가에게 계속 위로를 해주는 사람은 이제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아. 그런데 계속 지금 그 녀석이 나에게 바라는 것은 위로를 해주는 사람인 거잖아.”

그게 상현이 잘못은 아니잖아. 상현이도 아직 아무 것도 모르니까. 그러니까 지금 그러는 거잖아. 안 그래?”

 

은희는 당혹스러웠다. 찬성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은비에게 있어서 가장 좋은 남자가 바로 상현이었다.

 

게다가 너 그 아이가 그렇게 군대에 있는데 일방적으로 그러는 거 너무하다고 생각을 안 하니?”

조금 그래.”

그런데?”

내가 지금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말이야. 안 그래도 지금 내 감정으로 너무 힘이 든데 상현이를 위로를 할 수가 없잖아.”

은비야.”

언니.”

 

은비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면서 은희를 바라봤다.

 

나 정말 열심히 일을 할 수 있어.”

네가 일을 못 한다는 것이 아니야.”

언니. 우리 두 사람이 정말로 열심히 카페를 꾸려서 잘 될 수도 있는 거잖아. 그렇게 생각을 안 해?”

어려우니까 그러지.”

 

카페를 하고 싶기는 했지만 은희도 그러한 꿈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사무실 근처라서 브랜드 커피 전문점도 있었다. 그렇기에 그녀도 저가 커피로 겨우 살 궁리를 계산을 하는 중이었다.

 

어쩌면 너 최저 임금도 챙겨주지 못할 지도 몰라. 은비 너는 그래도 정말로 괜찮겠어? 나는 정말 그것 밖에 못 해.”

그래도 괜찮아.”

 

은비가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모든 일에 의지를 잃은 동생이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그런데 더 아픈 것은 그 이후 은비가 자신감을 모두 잃은 일이었다. 은비는 아주 사소한 일에도 겁쟁이가 되었다.

 

언니 이리 와 봐.”

?”

이것 좀 봐.”

 

은비는 홈페이지를 보면서 엷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여러 벌의 원피스가 화면에 골라져 있었다.

 

이게 뭔데?”

나 어떤 옷을 입을까?”

난 또 뭐라고 네가 골라.”

틀리면 어떻게 해?”

?”

 

순간 고개를 돌린 은희는 당혹스러웠다. 은비가 울먹거리는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건 또 무슨 일일까?

 

너 왜 그래?”

내가 만일 지금 고른 것이 틀리면 어떻게 해?”

뭐가 틀려?”

내가 잘못한 것이면?”

그런 것이 아니야.”

 

은희는 고개를 저으면서 은비를 안았다. 동생이 이런 걱정을 하고 있을 거라고 전혀 생각을 하지 않았다.

 

너 왜 이렇게 변했니?”

언니.”

 

은비의 눈물이 은희의 가슴을 적셨다. 은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은비의 자신감이 조금이라도 빠르게 생기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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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비 누나가 그랬다고요?”

.”

 

은희의 대답에 상현은 마음이 아팠다. 그 동안 은희가 그렇게 힘이 들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제가 아닐까봐 그러는 거예요?”

그 아이 아마도 그 어느 것에도 확신을 가지지 못할 거야. 워낙 겁이 많은 아이라서 말이야.”

그래도 이건 아니죠. 내가 은비 누나를 얼마나 다르게 만들어줄 수 있는데. 그거는 누나도 믿죠?”

.”

 

은희가 밝게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나이는 어리더라도 누가 뭐래도 상현이 은비를 위로할 유일한 사람이었다.

 

그러니까 류 팀장님이랑 잠시 데이트를 하는 것 가지고 너무 스트레스를 받지 마. 네가 부족해서 그런 것이 아니니까.”

그래도 서운한 것은 어쩔 수가 없어요.”

그렇지.”

 

은희도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상황에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 이상한 사람일 거였다.

 

그래서 조금은 고민이 풀렸어?”

.”

 

상현이 엷은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상현의 표정도 그리 좋지는 않았다. 은희는 괜히 상현에게도 고민을 준 것 같아서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은희를 느끼고 상현은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미안해.”

누나가 왜요?”

너에게 괜히 또 다른 걱정을 주었으니까. 네가 그렇게 걱정을 해야 하는 부분이 아닌데 말이야.”

아니에요. 아무튼 이제라도 누나가 저에게 이런 식으로 행동을 하는 이유는 알았으니까 괜찮아요.”

나는 네가 괜히 싫지만 또 은비를 위해서 네가 좋아.”

 

상현은 가만히 은희를 바라봤다. 은희는 엷은 미소를 지으면서 커피를 천천히 한 모금 마셨다.

 

솔직히 말을 해서 상현이 네가 그렇게 훌륭한 남자의 조건은 아니잖니?”

그렇죠.”

 

상현은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네가 오고 나서 요 며칠 사이 은비가 지난 일 년 동안 한 번도 짓지 않았던 행복한 미소를 지었어. 그것만 보더라도 내가 너를 좋아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을 해. 그러니까 노력을 해.”

.”

 

은비는 더 마음을 쉽게 열지 않을 거야. 자신의 선택이 틀렸을 지도 모른다는 겁이 있으니까.”

알겠습니다.”

 

상현은 일부로 거수를 하면서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런 상현을 보면서 은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은비가 왜 상현을 좋아하는지 아주 조금은, 정말 아주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나저나 우리 나가자.”

영업 안 해요?”

그냥 쉬지 뭐.”

아니에요.”

 

상현은 고개를 저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입구를 오픈으로 바꾸고 발을 모두 위로 올렸다.

 

? 너 피곤하잖아.”

어차피 집에 가서 뭐 해요? 그리고 노는 것 보다 그래도 한 사람이라도 더 오는 것이 좋죠. 안 그래요?”

 

상현이 그렇게 말을 하자마자 카페의 문이 열렸다. 상현이 씩 미소를 지으면서 엄지를 올리자 은희는 고개를 저었다.

 

어서오세요.”

뭐 드릴까요?”

 

씩씩하게 묻는 상현을 보면서 은희는 미소를 지었다. 상현으로 인해서 은비가 많이 달라질 거였다. 어쩌면 자신은 그러한 것을 기대하고 돈과 상관없이 카페로 상현을 들인 것일 지도 몰랐다.

 

여기 라떼 한 잔이요.”

. 라떼 한 잔이요.”

 

평소보다 일부러 더 씩씩하게 행동을 하는 상현에게 미안하면서도 고마웠다. 은희는 미소를 지으면서 원두를 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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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래요?”

?”

밥도 못 먹고.”

.”

 

은비는 그제야 자신이 멍하게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은비는 황급히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아무 것도 아니에요.”

꼬맹이 생각을 하는 거죠?”

?”

 

그 꼬맹이 말이에요. 같이 카페에서 일을 하는 그 사람 말이에요. 그 사람 생각을 하는 것 맞죠?”

아니요.”

 

은비는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절대로 상현을 생각을 하고 있던 것이 아니었다. 그저 잠시 멍하게 있었던 것뿐이었다.

 

그냥 생각을 할 것이 있어서요.”

그렇죠. 그 꼬맹이에 관한 것이죠.”

류 팀장님.”

저는 왜 은비 씨가 저랑 같이 지금 식사를 하고 있는지 알 것 같아요. 그리고 슬프게도 거기에 저는 기회가 하나도 없는 거죠.”

그런 것이 아니에요.”

아니라고요? 정말로요?”

 

류하가 엷게 미소를 지으면서 말을 하자 은비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절대 아니라고 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아니었다. 지금 류하가 하는 말처럼 자신은 상현을 생각을 하고 있었고, 류하에게 기회를 줄 생각을 점점 더 줄이고 있었다.

 

은비 씨는 되게 좋은 사람이에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하나도 속이지 않거든요. . 은비 씨의 얼굴에 그 표정이 고스란히 떠오르는 것이 은비 씨는 즐겁지는 않겠지만 말이에요.”

. 즐겁지 않아요.”

 

하지만 그래도 나는 조금 마음은 편해요. 내가 부족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그 꼬맹이가 잘 해서 그런 거니까요.”

류 팀장님 죄송해요.”

아니에요. 은비 씨의 문제가 아니죠. 오히려 제가 타이밍을 맞추지 못한 것에 대해서 한탄을 해야 하겠죠. 여태까지 그 꼬맹이가 나타나기 전에는 은비 씨에게 고백을 할 용기도 하나 내지 못하다가. 그 꼬맹이가 혹시나 은비 씨와 무슨 사이라도 될까봐 고백을 한 것이니까 말이에요.”

류 팀장님. 정말 죄송해요.”

 

은비는 슬픈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그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고 싶지 않은 그녀였다. 하지만 그녀가 원하는 것하고는 다르게 지금 류하에게 너무나도 큰 상처를 주는 중이었다.

 

그 아이가 그런 식으로 다시 제 마음에 들어올 거라고는 전혀 생각도 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지금 아무 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아요. 류 팀장님이 나쁜 사람이라서 그런 것은 절대로 아니에요.”

알아요.”

 

이러면 안 되는 건데. 오늘도 그저 상현이를 만나기 두려워서 류 팀장님을 방패로 사용을 했어요.”

나는 좋은 걸요?”

?”

 

류하가 싱긋 미소를 지으면서 말을 하자 은비가 고개를 들어서 류하를 바라봤다. 류하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지금 은비 씨는 최고잖아요. 그리고 그런 은비 씨가 고민을 하는 것은 맞아요. 그 녀석하고 헤어진 지 지금 시간이 일 년 정도 되었다고 했나요?”

.”

그럼 그렇게 생각을 하는 것이 맞아요. 하지만 은비 씨가 분명히 해야 할 것은 그것이 단순한 미련인지. 아니면 정말로 그 꼬맹이를 좋아하는지 확실하게 계산을 하는 거예요. 은비 씨도 알고 있죠?”

잘 알아요.”

그럴 것 같았어요.”

 

은비의 대답에 류하가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은비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저도 이런 제가 싫어요. 솔직히 한 번 헤어진 사람하고 다시 시작을 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잖아요.”

왜 그렇게 생각을 하는 거예요?”

?”

솔직히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우습지만. 그 꼬맹이가 정말로 은비 씨를 좋아하는 것 아닌가요?”

류 팀장님.”

그 녀석 잠시였지만 정말로 제대로 보였다니까요? 자기가 사랑하는 여자라고. 절대로 건드리지 말라고 하는 것이 잘 보였다고요. 그래서 인정은 하고 싶지 않지만 인정을 해야 하는 거고 말이에요.”

왜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어요. 솔직히 류 팀장님이 정말로 좋은 분이라는 것을 아는데 말이죠.”

알아요.”

 

류하가 고개를 끄덕이며 장난스럽게 말을 하자 은비가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류하는 그런 은비를 보며 밝게 웃었다.

 

은비 씨.”

.”

그 사람을 잡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에요.”

하지만 잘 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어째서요?”

?”

 

류하의 반문에 은비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상현을 다시 만나는 것이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만 생각을 했지, 그것으로 인해서 조금이라도 그녀에게 득이 될 상황이 올 거라고 생각을 하지는 못 했다.

 

은비 씨는 지금 잘 하고 있는 것이 맞아요. 그 시절에 헤어진 것은 두 사람 중 그 어느 사람의 잘못도 아니었잖아요. 원래 그 시기에는 참 많은 연인이 헤어지곤 해요. 하지만 그것은 두 사람의 잘못이 아니에요. 두 사람의 거리가 멀어지니까 그 마음도 멀어졌다고 착각을 하는 거죠.”

착각이라고요?”

. 그 마음이 그렇게 쉽게 변하는 것은 우습기는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은 참 우스운 일이잖아요.”

그렇죠.”

 

은비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멀리 있을 때는 한 번도 생각을 하지 않던 상현이 곁에 있자 너무나도 많은 것을 생각을 하는 중이었다. 류하의 말처럼 이제 상현은 다시 그녀의 마음에 큰 자리였다.

 

하지만 마음이 있다고 무조건 좋게 행동을 할 수도 없는 거잖아요. 안 그래요? 여러 생각을 할 것들이 있잖아요.”

그렇죠.”

게다가 그 아이는 이제 막 다시 시작을 하는 거예요. 그리고 아직 대학도 졸업을 하지 않았다고요.”

그게 중요해요?”

그럼 안 중요해요?”

지금 은비 씨는 그 모든 것을 다 이길 수 있는 어떠한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요. 그 꼬맹이를 만나도 괜찮다고 말을 해줄 그런 것 말이에요. 하지만 내가 생각을 하기에 그런 것은 없어요.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그 꼬맹이를 선택을 하는 것은 실수인 것이 당연한 일이죠.”

류 팀장님.”

하지만 아니에요.”

 

류하는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잘라놓은 스테이크를 입에 넣고 우물거린 후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

 

그러한 것은 그저 주위 사람들이 보는 것이잖아요. 그것들을 은비 씨가 보는 부분이 아니잖아요. 도대체 언제까지 다른 사람들이 은비 씨를 평가를 하게 둘 거예요? 그건 우스운 일이잖아요.”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의 눈을 피해서 평생 살 수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중요하잖아요.”

중요하죠. 하지만 은비 씨처럼 그것을 절대적인 것으로 생각을 하는 그러한 것이 되지는 못 하는 거죠.”

 

류하의 말에 은비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류하의 말이 정답이었다. 지금 자신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아니라 지금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을 하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다르게 결론을 내릴 것은 없어요. 류 팀장님도. 그리고 상현이도 밀어내야 해요.”

왜 그래요?”

그게 맞는 거니까요.”

그런 규칙은 누가 정하는 건데요?”

 

사람들의 규칙이에요. 지금 류 팀장님은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을 쓰지 말라고 말씀을 하셨잖아요. 하지만 그러한 것들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에요. 결국 세상은 혼자서 사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렇죠.”

 

류하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만일 세상이 혼자서 살아도 괜찮은 것이라면 그도 그리 고민을 하지 않았을 사랑이 있었으니까. 그 사랑을 놓친 것을 지금은 류하도 많이 후회를 하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은비 씨는 되게 부러운 사람이에요.”

내가 왜요?”

자신에 대해서 고민을 할 수 있잖아요. 내가 은비 씨 같은 상황일 때 누군가가 그것을 알려주었으면 좋았는데 말이죠.”

류 팀장님.”

그런 눈으로 보지 말아요.”

 

은비가 자신을 안타까운 표정으로 바라보자 류하는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이런 동정을 바란 것은 아니었다.

 

그럼 우리는 아닌 것이 맞아요.”

제가 대답을 내리기 전에 결론을 내리시는 건가요?”

은비 씨를 지난 일 년 간 좋아한 것은 맞지만 말이죠. 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있어야 행복하다는 것도 쉽게 인정을 할 수 있어요. 지금 은비 씨에 곁에 있어야 하는 사람은 정말로 제가 아니거든요. 물론 저는 저이기를 바라고 있지만 말이죠. 솔직히 제가 아닌 것을 가지고 괜히 힘을 빼고 싶지도 않아요.”

그것은 아무도 모르는 거잖아요.”

정말로 그렇게 생각을 해요?”

 

류하의 물음에 은비는 엷은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자신의 마음을 속일 수는 없었다. 그리고 쓸데없이 류하에게 희망고문 같은 것을 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이 남자는 지금 자신을 완벽히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겁이 나요.”

누구나 사랑을 시작을 할 때 겁이 나는 거죠.”

하지만 한 번 끝이 났던 사이였잖아요. 다시 같은 이유로 우리가 헤어지게 되면 어떻게 되는 거죠?”

너무 그 꼬맹이에게 기대지 말아요.”

?”

아무리 그 꼬맹이가 남자라고 하더라도 은비 씨가 연장자인 거잖아요. 그러니까 그 꼬맹이를 은비 씨가 잘 토닥여야 할 순간도 있을 거라고요. 지금은 그 꼬맹이도 되게 고민이 많을 거예요. 다시 학교에 복학도 해야 하는 거고요. 은비 씨와의 관계도 생각을 해야 하는 거고 말이에요.”

그렇군요.”

 

은비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상현이 고민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그리 많이 하지 않았다. 일단 지금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민을 해결을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만 생각을 했던 그녀였다.

 

그럼 류 팀장이 보시기에는 제가 다시 상현이를 선택을 하더라도 괜찮다고. 그렇게 보이시는 건가요?”

그런 것은 내가 몰라요. 하지만 한 가지 사실은 지금 은비 씨가 밝게 미소를 짓고 있다는 거예요.”

?”

은비 씨 나랑 있으면서 한 번도 웃은 적이 없거든요. 그런데 지금 그 꼬맹이 이야기를 할 때는 웃고 있어요. 이거 정말 기분이 나쁜 것이기는 한데, 나랑 은비 씨가 지난 일 년간 만든 그러한 것 보다 그 꼬맹이가 지금 이 순간에 만들어준 것이 더욱 크다는 사실은 확실히 안타까운 부분이에요.”

죄송해요.”

은비 씨의 잘못이 아니에요.”

 

은비의 사과에 류하는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이러한 것은 은비가 사과를 할 일이 아니었으니까.

 

사실 나는 지금이라도 은비 씨에게 고백을 해서 정말로 다행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래도 내 마음을 들려주었으니까.”

그 점 고마워요.”

. 그럼 우리 일어날까요?”

? .”

 

은비는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나도 좋은 레스토랑이었지만 이상하게 고기가 참 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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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비 씨랑 같이 걸어보고 싶었어요.”

걷고 싶었다고요?”

. 제가 생각을 하기에 사람은 걸을 때 자신도 모르게 많은 것을 이야기를 하게 되거든요. 약간 무방비 상태가 된다고 해야 할까요? 그리고 또 이런 시간에 길을 걷게 되면 약간 감성적으로 변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고 말이죠.”

그렇구나.”

그런데 이 감성적인 시간에 은비 씨에게 아무 것도 물어보면 안 된다는 것을 확실히 알았어요.”

왜요?”

은비 씨는 당연히 그 꼬맹이 이야기를 할 테니까.”

 

류하의 지적에 은비는 엷게 미소를 지었다. 그렇지만 부정을 하지는 않았다. 그의 말처럼 지금도 상현을 생각을 하니까.

 

어서 전화를 걸어요.”

?”

그 꼬맹이에게 말이에요. 지금이라도 당장 그 꼬맹이가 보고 싶은 거잖아요. 그렇다면 그 꼬맹이도 그럴 거예요.”

하지만 어떻게 그래요.”

 

은비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자신은 오늘 분명히 상현에게 미안한 일을 한 것이었다. 그래서 먼저 연락을 할 용기가 없었다.

 

그 아이 지금 되게 힘이 들 거예요. 그래서 그 녀석에게 괜히 전화를 해서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아요.”

그 상처를 누가 치료를 할 건데요?”

?”

그 상처를 치료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은비 씨 밖에 없어요. 그리고 지금 은비 씨도 그 꼬맹이가 만나고 싶고 말이에요. 그렇다면 은비 씨가 그 꼬맹이와 만나는 것이 당연한 거예요.”

나오지 않으면 어떻게 해요?”

나올 걸요?”

류 팀장님이 어떻게 알아요?”

아직 아이잖아요.”

 

류하가 엷게 미소를 지으면서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만일 은비 씨가 데이트를 취소를 해서 화가 났다면 그것을 따지기 위해서라도 은비 씨를 만나자고 할 것이고요. 만일 그런 것이 아니라 아직 은비 씨에게 마음이 있는 거라면 그것을 보이기 위해 나타날 거예요.”

그 말씀을 책임질 수 있어요?”

아니면 나를 때리려고도 나타날 걸요.”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아까 우리를 봤거든요.”

?”

 

류하의 말에 은비가 눈을 크게 떴다. 오늘 상현을 단 한 순간도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무슨 말이지?

 

어디서 본 건데요?”

맨 처음에 말이에요. 멀리서 그 꼬맹이가 가만히 보고 있다가 돌아서는 것을 보고 말았거든요.”

.”

 

은비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는 것을 보면서 류하는 엷게 미소를 지었다. 그 꼬맹이는 분명히 복을 받은 녀석이었다.

 

그렇게 미안해요?”

그래도 보여주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그렇다면 상현이 그 아이 정말로 커다란 상처를 받았을 거예요.”

어느 정도 이유를 알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꼬맹이가 그렇게 바보는 아닌 것처럼 보였거든요.”

어떻게 이유를 알아요? 그리고 무슨 이유를 알아요?”

은비 씨가 자신의 마음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 나를 만난 것 말이에요. 그저 그 꼬맹이에게 고백을 하기 위해서 잠시 시간을 번 것 아니에요? 나는 오늘 데이트가 그렇다는 거 이미 알았는데.”

류 팀장님.”

 

은비의 눈동자가 거칠게 흔들렸다. 하지만 떨리는 기색의 그녀와 다르게 류하는 덤덤한 표정이었다.

 

도대체 내가 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미안해요.”

조은비 씨가 나에게 미안할 것이 뭐가 있습니까? 무슨 말을 하더라도 이건 내가 그냥 조은비 씨를 조르고 그런 겁니다. 조은비 씨는 오늘 나오고 싶지도 않았는데 내가 불렀던 거고요. 아닙니까?”

그런 게 아니죠.”

 

은비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하는 건지 아무 것도 알 수가 없었다. 너무 답답하고 속상한 이 상황에 대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알 수가 없었다. 오직 자신의 잘못이었다. 그 누구의 마음도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프게 할 수 밖에 없었고 달라질 것이 없다는 사실이 정말 미안했다.

 

미안해요. 류 팀장님 나에게 너무나도 고마운 사람인데. 정말 내가 이제 다시 사랑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해준 사람인데. 너무 미안해요. 또 미안해요.”

나에게 미안하고 싶지 않다면 그 꼬맹이에게 진심을 이야기를 해요. 그럼 우리 두 사람을 모두 놀린 것은 아니잖아요.”

 

은비는 가만히 류하를 바라봤다. 이런 남자가 자신을 좋아해준다는 것은 분명히 고마운 일이었다. 류하는 그 어떤 남자 보다 배려심이 많고 그녀를 이해를 해줄 수 있는 좋은 사람이었다.

 

만일 그 아이가 거절을 하면 어떻게 해요? 오늘도 그 아이에게 상처를 주었는데 말이에요.”

이 정도는 그 꼬맹이도 이미 알고 있었을 거예요. 그리고 그 꼬맹이는 은비 씨를 바로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지 못할 거라는 것도 알았을 거예요. 그 녀석은 생각 외로 똑똑한 녀석이니까요.”

류 팀장님은 저에 대해서만 많이 알고 계신 줄 알았는데, 상현이에 대해서도 그러셨네요. 대단하세요.”

원래 적을 알면 백전백승이라고 하잖아요. 뭐 지금 이 상황에서는 틀린 것일까요? 그 녀석도 은비 씨하고 너무 비슷한 사람이에요. 그냥 얼굴만 보더라도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바로 보이거든요.”

그거 칭찬 아닌 것 같아요.”

 

어느 순간에게는 이것이 은비 씨에게 참 좋은 일이 되겠지만, 또 어떤 순간에는 은비 씨의 발목을 잡을 거예요. 알고 있죠?”

.”

 

은비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고쳐야 할 부분이자,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잔 큰 강점이었다.

 

어서 전화를 하는 것이 좋을 걸요? 그 녀석 하루 종일 은비 씨의 전화만을 기다리고 있었을 테니까요.”

그럼 오늘 감사했어요.”

.”

 

류하는 미소를 지으면서 정중히 인사를 하고 멀어졌다. 류하의 모습이 더 이상 보이지 않자 은비는 조심스럽게 전화기를 들었다. 지금 당장 이 감정에 대해서 토해내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