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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방] 거울 속의 좀비 앨리스

권정선재 2016. 5. 5. 12:58

[행복한 책방] 거울 속의 좀비 앨리스

 

[좀비랜드의 앨리스]의 뒤를 잇는 [거울 속의 좀비 엘리스]는 속편이라기 보다는 한 편의 뒷부분에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그렇기에 한 권의 책만 읽는 독자라면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기도 합니다. [좀비 랜드의 앨리스]가 채 마무리가 되지 않은 채로 끝이 난 이후 곧바로 [거울 속의 좀비 앨리스]로 이어지기 때문이죠. 이번 [거울 속의 좀비 앨리스]는 좀지가 되어가는 앨리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1편 같은 경우에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유사점이 많이 드러났던 반면 이번에는 그런 유사점은 최소한으로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나 흥미롭게 읽히기는 했습니다. 주인공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떤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니 말이죠. 소설은 괘나 흥미롭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범은 생각보다 잘 읽히지가 않는 부분이 나오기도 한다는 점 때문입니다. [좀비 랜드의 앨리스]와 마찬가지로 이번 [거울 속의 좀비 앨리스] 역시 다소 딱딱한 문체와 더불어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되는 느낌입니다. 그러다 보니 확실히 지루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고 어느 순간부터 막힙니다. 분명히 이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데 거기까지 속도가 붙지 않는 거죠. 그리고 1편에서는 상대적으로 주도적이던 캐릭터가 지나칠 정도로 소극적으로 변한 것은 아쉽습니다. 물론 그녀의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주저주저할 수는 있지만, 한 권의 이야기 안에서 모든 것을 마무리를 지어야 하는 상황에서 이런 식으로 캐릭터가 흔들리게 두는 것은 낭비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그 어떤 캐릭터도 쉽게 사랑에 빠질 수 없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앨리스조차도 자신이 뭘 할 수 있는 사람인지 모르는 사람인 것 같고, 지금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 무엇까지 할 수 있는지 모르는 것 같기 때문이죠. 착하게만 보이는 그녀를 보고 있노라면 너무 답답합니다. 소설에서 앨리스가 처한 상황은 너무나도 위험한 상황이고 주저주저하다가 모든 것을 다 잃을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 어떤 노력도 하지 않습니다. 마치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벨라가 떠오르기는 하지만 그 만큼 정이 가지는 않습니다. 독자가 채 정을 붙이기도 전에 앨리스는 답답하게 행동하며 독자들이 자신에게 다가오지 못하게 하고 있으니 말이죠.

 

다소 매끄럽게 읽히지 않기는 하지만 모든 소설을 다 읽고 나면 그래도 나쁜 소설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만큼 주말 같은 때 읽기 좋은 소설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거울 속의 좀비 앨리스]라고는 하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그렇게 무시무시한 느낌의 좀비들이 아닌, 또 다른 자아의 좀비로만 그려지는 것 같아서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조금 더 이야기를 매끄럽게 풀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말이죠. 물론 그 모든 것을 다 미뤄두고라도 흥미로운 소설이기는 하지만 말이죠. 독특한 생각을 하고 있고, 결말 역시 아주 독창적이기만 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너무 빤한 결말이 아니라 좋았습니다. 다만 보통 이런 류의 소설이 성장담이라는 것과 다르게 조금 주저주저하는 앨리스의 모습은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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