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어쩌다 우리[완]

[로맨스 소설] 어쩌다 우리 [마지막 장]

권정선재 2017. 4. 11. 23:18

마지막 장

그렇다고 해서 그걸 온 동네에 다 말하고 다니라는 건 아니거든요. 도대체 사람이 바보도 아니고.”

뭐라고요?”

 

지아의 말에 윤태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자기 마음에 대해서 이해를 하지 못한다고 뭐라고 할 때는 언제고 지금은 바보라고 합니까?”

그러니까.”

몰라서 미안하다고요.”

됐어요.”

 

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어차피 이런 것을 가지고 이리 구는 것이 유치하다는 것은 스스로도 알고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구지웅 씨가 왜?”

서준이 형을 두고 가자고 하더라고요.”

?”

 

지아의 눈이 커다래졌다. 이건 또 무슨 말인지.

 

그게 무슨?”

형이 물을 안 좋아하잖아요. 그러니까 형을 그냥 이 섬에 두고. 그렇게 가자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말도 안 돼요.”

 

지아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누구 하나 놓고 가자고 이 섬을 떠나자는 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우리가 모두 같이 이 섬을 떠나지 않으면 안 된다고요. 이 섬에서 구조 못 받는 거. 다 알잖아요.”

알죠.”

그런데 왜?”

여길 지킬 사람이 있어야 하니까요.”

뭐라고요?”

 

지아는 침을 삼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무리 윤태의 말을 듣더라도 지금의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윤태 씨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예요? 도대체 구지웅 사무장하고 무슨 말을 하고 온 거예요?”

그 승무원. 있잖아요. 따로 있는.”

이세라 승무원이요.”

그 승무원이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혹시라도 이 섬에 다시 돌아와야 할 가능성도 있는데 누군가가 이 섬을 지켜야 한다고요.”

그럼 혼자 있지.”

그런다고 했대요.”

 

그제야 지아는 모든 퍼즐이 맞춰졌다. 아무래도 지웅 혼자서 또 나름의 생각을 한 모양이었다.

 

그런 거라면.”

우리는 끼지 마요.”

하지만.”

부탁이에요.”

 

윤태의 말에 지아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푹 숙였다. 자신이 뭔가 문제를 일으킨 것 같았다.

 

미안해요.”

강지아 씨가 왜 미안해요?”

내가 이 섬을 떠나자고 해서. 그래야만 한다고 해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거잖아요. 그래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진 거잖아요.”

그런 거 아니에요.”

 

윤태는 지아의 손을 잡고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런 거 아니에요.”

하지만.”

아니에요.”

 

윤태는 미소를 지으며 다시 한 번 고개를 저었다. 지아가 괜히 말도 안 되는 죄책감을 느끼지 않기를 바랐다.

 

이거 기자님 때문에 그런 거 아니에요. 형이 물을 무서워하는 게 도대체 왜 기자님 탓이에요.”

하지만 내가 먼저 가자고 하지 않았으면.”

우리는 모두 죽었겠죠.”

 

윤태는 단호하게 말하며 씩 웃었다.

 

그 누구도 그 어떤 희망을 품지 못했을 거예요. 그 누구도 그 어떤 희망을 보지 못했을 겁니다.”

정말 그럴까요?”

확신합니다.”

 

지아는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윤태가 이렇게까지 자신을 달래주고자 하는데 뭐라고 할 수는 없었다.

 

고마워요.”

아니요.”

 

윤태는 지아의 손을 부드럽게 잡으며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강지아 씨가 나에게 해준 것을 생각을 하면 지금 이건 정말 아무 것도 아니에요. 그러니 그런 말 하지 말아요.”

내가 뭘 해줬는데요?”

나에게 사랑을 줬잖아요.”

뭐야?”

 

지아는 곧바로 손을 놓고 이를 드러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팔을 문지르는 지아를 보며 윤태는 그녀를 꼭 안았다.

 

고마워요.”

뭐 하는 거예요?”

고마워서요.”

미쳤나봐.”

. 미쳤습니다.”

 

윤태는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강지아 씨에게 미쳤어요.”

진짜 오글거리는 거 알죠?”

. 그게 나의 매력인 걸요.”

 

지아는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이렇게 윤태와 시간을 보낸다는 것 자체가 너무 행복했다.

 

 

 

미안합니다.”

아니요.”

 

지웅의 말이 끝이 나고 서준은 고개를 저었다.

 

누구라도 그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어요. 저도 생각을 해보니 그 편이 저에게 더 나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이건 절대 서준 씨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서준 씨의 의견을 묻고 싶어서 이러는 겁니다.”

아니요.”

 

서준은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어차피 자신이 남는 것이 맞는 거였다. 그리 간단한 것을 두고 이리저리 다른 답을 찾아서 헤맨다는 것은 너무 우스운 일이었다. 자신이 남는 것이 나았다.

 

어차피 그 동안 별로 도움도 되지 않았잖아요. 물을 무서워해서 배를 타지도 못하고. 그래서 물고기도 못 잡고. 그러니까 이건 제가 할게요. 이건 제가 하는 일이 옳아요. 그게 맞아요.”

고맙습니다.”

아니요.”

 

서준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자신이 해야 하는 거였다.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그게 맞는 거였다.

 

 

 

뭐하는 거예요?”

“SOS.”

그걸 이제 써요?”

그러게.”

 

윤한은 어이가 없다는 듯 콧방귀를 뀌며 답했다.

 

도대체 이 섬에 있는 사람들은 뭘 생각하고 있는 거야? 도대체 왜 이 간단한 것을 생각을 못 하는 거야?”

당연하죠.”

?”

그거야.”

 

세연은 무슨 말을 하려다 고개를 저었다.

 

됐어요.”

이 정도면 비행기에서 보이겠죠?”

그렇지 않을까요?”

 

세연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윤한이 쓴 글씨의 크기는 한 글자가 사람만한 크기였다. 그 크기라면 보지 않을래야 보지 않을 수 없을 거 같았다. 이 정도라면 충분히 큰 글씨일 거였다.

 

잘 했어요.”

그렇죠? 그럼 쓰다듬어줘요.”

뭐야?”

 

세연은 인상을 찌푸리면서도 윤한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어줬다.

 

. 착하다.”

고맙습니다.”

 

윤한은 씩 웃더니 그대로 세연의 허리를 안았다.

 

내일 그믐이라서 길이 생겨났으면 좋겠어요.”

물이 정말 불어나겠죠?”

한 달 전에는 그랬으니까요.”

그러게요.”

 

윤한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세연을 올려다보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세연도 웃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조심스럽게 입을 맞췄다. 달콤하고 서로를 느낄 수 있는 행복한 입맞춤이었다.

 

 

 

안 돼.”

네가 왜?”

.”

내가 남기로 한 거야.”

 

서준의 답변에 윤태는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여기까지 왔는데 놓고 간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 우리 다시 이 섬으로 오지 않을 수도 있어. 그런데 형이 그냥 이 섬에 남는다는 거야?”

그래.”

미친 거야.”

알아.”

 

서준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생각을 해도 그리 이성적인 판단은 아니었다. 하지만 누군가가 반드시 이 섬에 남아야 한다면 그건 자신인 것이 가장 합리적일 수 있는 판단이었다.

 

어차피 나는 물을 무서워하잖아. 그런 내가 다른 섬으로 간다는 것 자체가 다소 이상하지 않아?”

그렇다고 해서 이 섬에 남는 건 안 이상해?”

안 이상해.”

.”

오히려 가는 사람들이 더 이상한 거지. 이 섬은 식량도 풍부하고. 지금 텐트도 놓고 간다는 거잖아. 가서 다들 뭘 어떻게 하려고 가는 거야? 일단 답은 새기고 나서 가야 하는 거 아니야?”

그건 그렇지만.”

 

서준의 말에 곧바로 대답이 궁해진 윤태였다. 서준은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고 씩 웃었다.

 

그러니까

 

서준은 어깨를 으쓱했다.

 

내가 남는 거야.”

형이 선택한 거 아니잖아.”

내가 미리 알았으면 선택했을 거야.”

.”

고마워.”

 

윤태가 더 무슨 말을 하기 전에 서준이 선수를 쳤다. 서준은 윤태의 눈을 보며 혀를 살짝 내밀고 헛기침을 했다.

 

네가 아니었더라면 내가 뭔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 거야. . 정말 고마워.”

그래도 이건 아니지. 이렇게 형을 남기고 내가 어떻게 다른 섬으로 떠날 수 있다고 믿는 거야?”

그럼 남을래?”

?”

 

서준의 물음에 윤태는 순간 멍해졌다. 남는다는 것. 윤태가 자신을 따라 떠난다는 것만 생각했지 남는다는 것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을 한 적이 없는 그였다. 그런 윤태를 보며 서준은 싱긋 웃었다.

 

그거봐.”

이거야.”

나 정말로 바다가 무서워.”

 

서준은 바다를 보며 가볍게 몸서리를 쳤다.

 

알잖아. 어릴 적에 물에 빠질 뻔 했다가 죽을 뻔 한 거.”

그거랑 이거랑 다르지.”

뭐가 다른 건데?”

이건 살기 위해서.”

여기에 남는다고 죽지 않아.”

 

서준의 단호한 대답에 윤태는 한숨을 토해내고 머리를 긁적였다. 서준의 말처럼 죽지는 않을 거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기에 있다고 구조가 될 가능성이 있는 것도 절대로 아니었다.

 

우리 이 섬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어.”

알아.”

그런데 지금.”

알고 있어.”

 

서준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 이윤태. 꼭 가. 거기에 가면 휴대전화가 터질지도 몰라. 그러면 우리가 더 빠르게 구조가 되는 거야. 반드시 같이 갈 이유는 없어. 그리고 네가 나를 버리고 그렇게 가는 것도 아니야.”

그게.”

 

윤태는 그제야 자신이 느끼고 있는 불편한 마음이 무엇인지 명확히 볼 수 있었다. 버리고 간다. 이 느낌이었다.

 

그거야.”

아니야.”

 

서준은 다시 한 번 확실히 답해주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씩 웃으면서 목을 살짝 가다듬었다.

 

정말 괜찮아. 이건 내 선택이야.”

 

 

 

그래서 남는다고요?”

. 남는다고 하더라고요.”

 

지아는 입을 꾹 다물었다. 자신이 다른 방법을 생각을 해야 했던 걸까? 이건 정말로 아니었다.

 

사람들이 나뉘기 바라지 않아요. 한 사람이라도 더 같이 떠나야지. 그래야 우리가 같이 살아요.”

하지만.”

설득해야 해요.”

 

윤태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안 됩니다.”

사무장님.”

강지아 씨. 혹시라도 우리들이 이곳으로 다시 돌아와야 할 가능성에 대해서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겁니까?”

생각해요.”

그런데 이런다고요?”

. 그래요.”

 

지아는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돌아와야 하는 순간이 있더라도 이건 아니었다. 이러면 안 되는 거였다.

 

알고 있잖아요. 이러면 안 된다는 거 너무나도 잘 알고 계시잖아요. 이렇게 흩어지면 안 돼요.”

왜 안 된다는 겁니까?”

우리가 여기 돌아오지 않으면요?”

 

지아의 물음에 지웅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그럼 어딘가에 연락이.”

아니요.”

 

지아는 힘을 주어 고개를 저었다. 지금 지웅은 너무나도 낭만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 거였다. 이건 아니었다.

 

우리가 거기에 정착을 하고 연락도 되지 않고. 그런데 이곳에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을 아세요?”

그렇죠.”

같이 가야만 해요.”

아니요.”

 

순간 들린 세라의 목소리에 지아는 날을 세웠다. 세라는 머리를 헝클며 씩 웃어 보이고 고개를 저었다.

 

강지아 씨. 그 동안 혼자 하고 싶은 것을 다 했지만 이제는 아니에요. 이제는 그럴 수 없어요.”

내가 언제?”

늘 그랬잖아요.”

 

세라는 씩 웃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하지만 이건 아니에요.”

이세라 씨.”

그만.”

 

윤태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자 세라는 검지를 들고 입을 꾹 다문 채로 짧게 고개를 흔들었다.

 

나는 지금 내 입장에 대해서 말하는 거예요. 다른 사람들이 이 섬을 떠나는 것을 반대하지 않아요. 하지만 나는 남을 거라는 걸 말하는 거예요. 그게 더 현명한 일이라는 것도 알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미 찬성을 했잖아요.”

어쩔 수 없잖아요.”

 

지아의 말에 세라는 입을 가리며 낮게 웃었다.

 

그러지 않으면 다들 가지 않을 테니까.”

그 말은.”

나는 남을 거라는 거예요. 다 같이 남아요. 그렇게 흩어지는 게 싫으면. 그게 아니라면 방법은 없어요.”

 

세라는 씩 웃었다. 지아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너무 답답했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우리끼리라도 가야 해요. 그리고 반드시 거기에 새로운 길이 있기를 바라야 하는 거죠.”

그렇죠.”

 

지아는 아랫입술을 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유일한 방법이었다.

 

고마워요.”

?”

 

지아는 돌아서서 윤태에게 손을 뻗고 씩 웃었다.

 

나를 믿어줘서.”

언제라도 믿을 겁니다.”

 

지아는 윤태의 뺨을 어루만졌다. 그리고 까치발을 들고 그대로 윤태에게 입을 맞췄다. 따뜻하고 간절했다.

 

우리 꼭 내일 이 섬을 떠나요.”

그렇게 될 겁니다.”

 

윤태는 확신에 찬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섬을 떠나기 전 마지막 밤. 윤태는 지아에게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손을 들었다.

 

 

 

정말 안 갈 거지?”

그렇대도.”

 

윤태의 물음에 서준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서준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여간 마음에 안 들어.”

뭐가?”

형은 너무 자기 마음대로 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는 거 같아. 꼭 그럴 이유는 없을 거 같은데 말이야.”

뭐라는 거야?”

 

서준은 낮게 웃음을 터뜨리고 가볍게 윤태의 가슴에 손을 얹었다.

 

고맙다.”

뭐가?”

나처럼 지질한 놈 그래도 형이라고 대우를 해줘서.”

그거 알아?”

알지. 그럼.”

 

서준은 낄낄 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윤태는 한숨을 토해내고 씩 웃었다. 그리고 반대 손을 들어서 서준의 손을 잡았다.

 

뭐 하는 거야.”

가만히 있어.”

에헤이. 나 그런 사람 아니야.”

가만히 있으래도.”

 

서준이 피하려고 하자 윤태는 더욱 힘을 주고 그 손을 잡았다.

 

형 고마워.”

이윤태.”

형 덕분에 내가 여태 살아남은 거야. 내가 멍청한 짓을 해도 모든 것을 다 감싸주던 형이 있어서 내가 있는 거야.”

뭐래?”

 

서준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쑥스러워서 손을 빼고 싶었지만 윤태는 손에 준 힘을 풀지 않았다.

 

꼭 연락을 할 거야.”

.”

그래서 우리를 구하러 오게 할 거야.”

.”

 

서준은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반드시 그래야 하는 거였다. 무조건 그들은 살아야만 했다.

 

우리 돌아가자.”

그래.”

그래서 다시 톱스타 이윤태와 최고의 매니저 서준이 되자.”

그래. 그래야지.”

 

서준은 아랫입술을 물고 씩 웃었다. 이 모든 시간이 다시 그들에게로 흐르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 아니길. 그리 간절히 바라며 웃었다.

 

 

 

날이 밝았네요.”

그러게요.”

 

지웅은 긴장이 가득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배를 띄운 후 바다의 상태를 쳐다봤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바다는 변하지 않았다.

 

뭐야?”

 

시안은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

 

뭔가 방법이 있는 거 같더니.”

가만히 있어.”

언니.”

기다려봐.”

 

시인은 시안을 말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우리가 도대체 왜 자꾸만 기다려야 하는 건데.”

라시안.”

정말.”

 

시안은 엉덩이를 털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동요하면서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우리 혹시 다른 방법이라도.”

아니.”

 

윤한의 물음에 지아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이게 유일해.”

이봐요.”

 

시안의 부름에 지아는 고개를 돌렸다. 지아는 머리를 위로 올리고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이게 지금 뭐 하자는 거야? 우리가 지금 여기에서 뭐 하고. 뭘 기다리고 이렇게 있어야 하는 건데요?”

탈출이요.”

탈출?”

바다가 달라질 거예요.”

그게 무슨.”

 

시안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아랫입술을 꾹 다물었다. 그리고 차가운 눈으로 지아를 쳐다봤다.

 

당신이 뭔데?”

시안아.”

도대체 뭔데 이러는 건데?”

그건.”

 

지아는 할 말이 없었다. 자신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 그저 이 섬에서 빠르게 나가고 싶은 사람일 따름이었다.

 

나가고 싶어요.”

 

지아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그리고 지아의 이 말을 들은 것인지 파도의 방향이 바뀌었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배는 더 이상 섬으로 돌아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