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장. 의심 1
“그 이상 반응이 없지 않습니까?”
미국 쪽 대표의 말에 대통령은 미간을 모았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대한민국 정부가 무슨 뜻을 가지고 거기로 가는 건지 우리로는 아무 것도 알 수 없는 거 아닙니까?”
“뭐라고요?”
통역의 말을 들으며 대통령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남의 나라 일이라고 해도 이럴 수 없었다.
“거기에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통령은 한숨을 토해냈다.
“그런데 그들을 그냥 두라고요?”
“일단 더 지켜보죠.”
“아니요.”
대통령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차피 더 이상 미국하고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일단 배를 보낼 겁니다.”
“뭐라고요?”
미국 쪽 대표도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너무 감성적이군요.”
“이건 감성적이야 합니다.”
“뭐라고요?”
“사람이 관련이 된 일이니까요.”
대통령은 힘을 주어 말하며 그대로 돌아섰다.
“좀 괜찮아요?”
“왜 다들 있어?”
사람들이 자신을 보고 있자 지아는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자 윤태가 지아를 다시 눕혔다.
“일어나지 마요.”
“네?”
“안 좋아.”
“아니요.”
지아가 다시 일어나려고 했지만 윤태는 단호했다.
“언니 더 누워요.”
“어?”
세연까지 이러니 지아는 입을 내밀었다.
“왜 그래?”
“강지아 씨 새벽에 헛소리 하고 장난 아니었어요. 그러니까 그냥 더 누워서 쉬어요. 부탁입니다.”
“내가요?”
지아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분명히 어제 그 정도의 몸 상태는 아니었기에 너무 당황스러웠다.
“아니 그럴 거 없는데. 그렇게까지 아프지 않았거든요. 도대체 왜 이래. 진짜. 나 정말 괜찮아요.”
“아니에요.”
윤한도 지아를 말렸다.
“누나 더 쉬어요.”
“어?”
지아는 혀를 내밀고 멍한 표정을 지었다.
“강지아 씨는 좀 괜찮아요?”
“네. 괜찮아요.”
지웅의 걱정스러운 물음에 세연은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야 지웅은 겨우 안도의 한숨을 토해냈다.
“아니 강지아 씨가 건강 상태가 안 좋은데. 자꾸 괜찮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어제 저녁 회의도 못 오게 한 건데.”
“그거 사무장님이 하신 거예요?”
“당연하죠.”
“잘 하셨다.”
세연의 대답에 지웅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레서 지금은요?”
“열은 안 나요.”
“그나마 다행이네요.”
“그래도 너무 언니가 몸을 혹사하는 거 같아서 걱정이에요. 굳이 그럴 이유가 없는 건데요.”
“그러게요. 강지아 씨는 이상할 정도로 열심히만 하려고 합니다. 그럴 이유가 하나도 없는 건데요.”
“아무튼 저는 다시 가볼게요.”
“알겠습니다.”
지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한숨을 토해냈다.
“그래서 언제 갈 거죠?”
“모르겠습니다.”
지웅의 솔직한 대답에 재율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숙였다.
“얼른 나갔으면 좋겠어요.”
“왜?”
“그게.”
재율은 무슨 말을 하려다가 고개를 저었다. 지웅은 그런 재율을 본 채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지 마.”
“형은 여기가 좋아요?”
“응.”
“뭐가 좋아요?”
“더 편해.”
“편해요?”
재율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웅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나는 여기가 너무 불편한데. 사람들이 너무 적으니까 나를 숨길 수가 없어요. 나를 모두 드러내야 해요.”
“그게 나빠?”
“나빠요.”
“아니.”
“나빠요.”
재율이 다시 한 번 힘을 주어 말하자 지웅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도대체 왜 그런 걸까?”
“됐어요.”
“표재율.”
재율의 얼굴이 순간 굳었다. 지웅은 고개를 돌렸다. 진아였다. 재율은 짧게 고개를 숙인 후 멀어졌다.
“뭐야?”
“뭐가요?”
“재율이랑 무슨 일 있었어?”
“글쎄요.”
진아는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저었다. 이런 진아의 여유로운 표정에 지웅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도대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 도대체 왜 사람들을 흩어지게 하는 거야?”
“그러게요.”
진아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저도 제가 왜 그러는 건지 모르겠네요.”
“성진아.”
“그런데 둘이 무슨 사이에요?”
“뭐라고?”
“아니.”
진아는 이리저리 목을 풀다가 입을 쭉 내밀었다. 그리고 한숨을 토해낸 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두 사람 이상해서.”
“그게 너랑 관련이 있어?”
지웅이 곧바로 사나운 표정을 짓자 진아는 고개를 저었다. 지웅이 이렇게까지 나오니 입을 다물었다.
“그런 건 아니고요.”
“그러면 나서지 마.”
“선배.”
“나서지 말라고.”
다른 때와 다르게 단호한 지웅의 말에 진아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 지웅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그대로 돌아섰다.
“잘 잤어요?”
“나 또 잤죠?”
“그래요.”
지아는 한숨을 토해내며 눈을 감았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건지. 몸이 자꾸만 무거워지는 느낌이었다.
“내가 지금 이러면 안 되는 건데. 다들 어서 이 섬을 나가기를 바라고 있을 텐데. 왜 이럴까요?”
“지금도 다른 사람들 걱정을 하는 거예요?”
“당연하죠.”
“아니요.”
윤태는 힘을 주어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지아의 얼굴을 보며 입을 쭉 내밀고 고개를 짧게 여러 번 흔들었다.
“그러지 마요.”
“왜요?”
“강지아 씨가 그러면 내가 얼마나 불편한지 알아요? 마음이 무거워요. 강지아 씨. 제발 그러지 마요.”
“괜찮아요.”
지아가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자 윤태가 재빨리 지아를 부축했다. 그리고 미리 가져다 둔 물을 건넸다.
“좀 마셔요.”
“목 되게 많이 말랐는데.”
“말랐겠죠.”
윤태는 미간을 모은 채 입을 쭉 내밀었다.
“벌써 정오는 지났을 겁니다.”
“벌써요?”
지아가 놀라서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자 윤태는 재빨리 지아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
“도대체 왜 그래요?”
“아니 그래도 가봐야죠.”
“어디를요?”
“구지웅 씨요.”
“어차피 오늘은 못 나가요.”
“그래도요.”
지아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 바랐지만 지금 자신은 짐일 뿐이었다.
“더 열심히 뭔가 해요. 그러지 않으면 안 된다고요.”
“왜 그러는 건데요?”
“네?”
“왜 그렇게 열심히 하는 건데요?”
“그냥 그래야 할 거 같아요.”
지아의 말에 윤태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지아의 손을 꼭 잡고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저었다.
“너무 혼자서 다 하려고 하지 마요. 그래서 성진아 씨도 되게 강지아 씨를 견제하는 거 아니에요?”
“그런 거였어요?”
“몰랐어요?”
“네. 몰랐어요.”
“말도 안 돼.”
지아의 놀란 표정에 윤태는 잠시 있다가 그대로 지아를 품에 꼭 안았다. 지아가 눈을 크게 뜨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뭐 하는 거예요?”
“강지아 씨 귀여워요.”
“이윤태 씨.”
“아 좋다.”
“뭐야.”
지아는 웃음을 터뜨린 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윤태가 자신을 위로해주려고 하는 게 너무 고마웠다.
“고마워요.”
“아 너무 좋아.”
“뭐가요?”
“강지아 씨랑 같이 있어서.”
“에이.”
“진짜로요.”
윤태의 말에 지아는 웃음을 지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오늘도 그냥 쉬어야겠다.”
“그래야죠.”
지아는 다시 자리에 누웠다. 몸이 괜찮을 거라고 생각을 했지만 여전히 무거운 거 같아서 묘한 기분이었다.
“왜 이런지 모르겠어.”
“지난 번에 제대로 안 앓아서 그렇죠.”
“그런가? 그럼 나 조금 더 자도 괜찮아요?”
“네. 그럼요.”
“그럼 나 조금만 더 잘게요.”
“옆에 있을게요.”
윤태의 대답에 지아는 싱긋 웃더니 그대로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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