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장. 폭발 3
“괜찮으세요?”
“그래.”
대통령의 표정이 좋지 않자 재희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대통령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지금 안색이 되게 안 좋은 거 아시죠?”
“그러냐?”
대통령은 어색한 표정으로 얼굴을 만졌다.
“그게 보여?”
“보이죠.”
“국민들에게도 보이겠니?”
“아니요.”
재희의 대답에 대통령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된 거다.”
“하지만.”
“된 거야.”
대통령의 말에 재희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답답했다. 도대체 왜 저렇게까지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러다가 결국 다칠 거예요. 아빠가 쓰러지면 아무 것도 안 된다는 거. 아시지 않아요? 아시잖아요.”
“알지.”
“그런데 왜 그러세요?”
“그러게 말이다.”
대통령은 그저 미소를 지을 따름이었다. 재희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고개를 푹 숙인 후 한숨을 토해냈다.
“아빠한테 그 사람 말고 다른 가족도 있는 거 아시죠?”
“너와 재호만이 나의 가족이야.”
“그런 말 하지 마시고요.”
“진심이다.”
대통령의 눈빛에 재희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게 무슨?”
“진심이야.”
“아빠.”
“그 아이를 데리고 온다고 하더라도 아무 권한을 주지도 않을 거야. 권한을 줄 이유도 없고.”
“그러지 마세요.”
재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존재한다는 것을 모를 때는 모르겠지만 알고 난 이후에 외면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나도 엄마처럼 되고 싶지 않으니까. 그러니까 그 사람 오면 나 보고 싶어요. 누구인지 궁금하고.”
“나도 궁금하구나.”
대통령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말을 더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무슨 말?”
도혁의 차가운 대답에 지웅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지금 무슨 짓을 하려고 한 줄 안 겁니까?”
“알지.”
도혁은 싸늘한 눈으로 지웅을 노려봤다.
“살려고 한 거야.”
“뭐라고요?”
“내가 살아야지.”
도혁의 간단한 말에 지웅은 침을 꿀꺽 삼켰다. 지웅은 머리를 뒤로 넘기고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 겁니까? 당신이 한 짓은 결국 다른 사람들을 죽이는 겁니다.”
“그게 뭐?”
“뭐라고요?”
“나만 살면 되는 거지.”
“미친 새끼.”
도혁의 말이 끝이 나기가 무섭게 진아가 도혁의 머리를 발로 걷어찼다. 도혁이 신음을 흘리며 옆으로 넘어졌다.
“성진아 승무원.”
“저거 미친 거잖아요.”
진아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허리에 손을 얹었다. 지웅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푹 숙였다. 아무리 그래도 이러면 안 되는 거였다.
“승객입니다.”
“그래서요?”
“우리가 이러면 안 되는 거라고요.”
“아니요.”
진아는 힘을 주어 고개를 저었다.
“우리는 뭐 그냥 무조건 다 들어줘야 하는 사람들이에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요? 왜 다들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 건데요? 저 말도 안 되는 사람들 때문에 왜 우리가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 건데요?”
“배는 괜찮은 거 같아요.”
배를 살피고 온 재율의 말에 진아는 한숨을 토해내며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았다. 도혁은 그대로 지아를 노려봤다.
“괜찮다잖아!”
“미친.”
지웅이 낮게 욕설을 내뱉자 모두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지웅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숙였다.
“미친 새끼야. 닥쳐야 하는 거 아니야?”
“뭐라고?”
지웅의 욕설에 도혁의 눈동자가 마구 흔들렸다.
“너 같이 한심한 새끼 때문에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이 복잡한 일을 겪어야 하는 거야? 인간 같지도 않은 새끼.”
“야 이 미친 새끼야!”
도혁은 갑자기 악다구니를 썼다.
“내가 누구인지 알아!”
“네가 누군데!”
“네 승객이야!”
“승객?”
지웅은 코웃음을 치더니 그대로 도혁을 발로 걷어찼다. 도혁이 윽 소리를 내며 뒤로 넘어갔다.
“선배.”
“미친 새끼.”
지웅은 심호흡을 하며 고개를 저었다.
“도대체 네가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다른 사람들을 존중하지 않으면서 너는 존중받기 바라는 거야?”
지웅은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물고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푹 숙였다.
“다들 준비하죠.”
지웅은 그대로 도혁을 바닥에 둔 채 돌아섰다. 다른 사람들은 당황한 채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괜찮으세요?”
“응. 괜찮아.”
나라의 물음에 지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나라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숙였다.
“선배 너무 흥분한 거 아니에요?”
진아가 뒤따라 들어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 안 되는 거죠!”
“너는?”
“뭐가요?”
“너는 그래도 되는 거고?”
“그거야.”
“그거 웃긴 거 아닌가?”
지웅은 머리를 뒤로 넘기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한숨을 토해낸 후 혀로 입술을 한 번 축였다.
“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는 알고 있는데 그렇다고 무조건 나만 뭐라고 할 건 아니지. 안 그래?”
“선배가 그러면 안 되는 거죠.”
“왜?”
“왜라니?”
진아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지웅은 그저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야. 그리고 이제 우리는 돌아갈 거고. 이게 문제가 될 거면 내가 알아서 할 거야. 너에게 뭐라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어. 그러니까 아무 걱정을 할 건 없어. 내가 알아서 할 거야.”
“그런 말이 아니잖아요.”
진아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물끄러미 지웅을 노려보더니 한숨을 토해내고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마음대로 해요. 내가 무슨 말을 하건. 내가 뭐라고 하건. 그게 선배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그래.”
“좋아요.”
진아는 그대로 돌아섰다. 나라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선배 왜 그래요?”
“아니야.”
지웅은 그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나라는 한숨을 토해내며 두 사람을 번갈아 쳐다봤다.
“미친 새끼.”
“괜찮아요?”
“괜찮긴!”
진영이 풀어주자 도혁은 화를 버럭 냈다. 진영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서고 돌아섰다. 도혁은 손목을 문질렀다.
“젠장.”
손목은 빨갛게 자국이 남았다. 도혁은 텐트를 노려봤다.
“저 새끼는 뭔데 그래?”
“시끄러워.”
“뭐라고?”
“시끄럽다고.”
병태가 자신을 노려보자 도혁은 주먹을 쥐었다. 병태는 자리에서 떨어진 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너 같은 새끼랑 같이 어울린 내가 실수를 한 거네.”
“그게 무슨 말이야?”
“말 그대로야.”
병태는 그대로 멀어졌다. 도혁은 입을 벌리고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배는 정말 괜찮은 거죠?”
“네. 괜찮아요.”
지아의 걱정스러운 물음에 재율은 그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아는 한숨을 토해냈다.
“다행이다.”
“걱정이 많았어요?”
“당연하죠.”
지아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혹시라도 떠나지 못하면 어떻게 할까 걱정이었다.
“강지아 씨 일단 가서 쉬어요.”
“아니요.”
윤태가 지아의 손을 이끌고 텐트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지아는 고개를 저었다.
“여기에 있어요.”
“네? 왜요?”
“무슨 일이 또 있을 수도 있잖아요.”
“설마요.”
“여기에 있을래요.”
지아가 다시 한 번 말하자 윤태는 한숨을 토해냈다. 그리고 혀를 살짝 내민 후 고개를 흔들었다.
“그럴 일은 없을 거예요. 그러니까 강지아 씨. 너무 걱정하지 마요. 아무 일도 없을 겁니다. 정말이에요.”
“괜찮아요. 나 혼자 있을 수 있어요.”
“그런 말이 아니잖아요.”
윤태는 머리를 긁적이더니 입을 쭉 내밀었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고 바닥에 그대로 앉았다.
“뭐 하는 거예요?”
“같이 있으려고요.”
“미쳤어.”
“그냥요.”
지아는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제 곧 서준 씨랑 만날 건데. 서준 씨가 나를 보면 뭐라고 할 거라는 거 알고 있는 거죠?”
“알죠.”
“아는데 이래요?”
“그럼요.”
지아는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아랫입술을 살짝 물더니 윤태의 옆에 앉아서 가만히 배를 쳐다봤다.
“걱정이다.”
“걱정하지 마요.”
“저도 같이 있죠.”
재율도 윤태의 곁에 앉았다. 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세 사람은 아무런 대화를 하지 않고 가만히 배를 쳐다봤다. 배는 이제 곧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바다는 조금씩 조류가 변하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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