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어쩌다 우리[완]

[로맨스 소설] 어쩌다 우리 2 [24장. 더욱 단단해지다. 1]

권정선재 2017. 5. 8. 23:23

24. 더욱 단단해지다. 1

사실이 아니잖아요.”

하지만 사람들은 사실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가짜 뉴스가 돌아다닌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것을 믿고 있을 줄은 몰랐다. 정부에서 써야 하는 돈이 1년 예산과 맞먹는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까지 돌아다니는 중이었다.

 

막아야죠.”

불가능합니다.”

왜요?”

카카오톡 등 매신저입니다.”

무슨?”

 

대통령은 엄지를 물고 고개를 저었다. 말도 안 되는 거였다. 아무리 개인 간의 대화라지만 막아야 했다.

 

뭔가 적극적으로 한다면.”

언론도 우리의 편이 아닙니다.”

뭐라고요?”

총리가 막은 것 같습니다.”

그게 무슨?”

 

대통령의 이마에 깊이 주름이 새겨졌다. 자기 아들 하나 찾자는 것이 아니었다. 이 나라의 국민들을 찾자는 거였다.

 

이 나라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 그 정도 동정도 품지 않습니까? 그 사람들의 마음을 모릅니까?”

일부에서 지금 광화문에서 농성도 벌이고 있습니다. 가족들도 있기는 하고 단식 투쟁도 합니다.”

그런데요?”

그 앞에서 폭식 투쟁도 벌어집니다.”

뭐라고요?”

 

대통령의 얼굴이 더욱 차갑게 굳어졌다. 도와주진 못하더라도 쪽박은 깨지 말라고 했었다. 그런데 그들은 그 쪽박을 깨는 거였다.

 

이게 무슨.”

일단 여론의 상황이 다시 우리에게 흘러오기 전까지는 주의를 해야 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게 언제인데요?”

죄송합니다.”

 

대통령은 혀를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도대체 언제인지도 모를 것을 기다리면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거였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지.”

 

말도 안 되는 거였다. 그저 국민들을 살리겠다는 거였다. 단순히 그의 아들을 찾자는 것이 아니었다. 다른 사람드도 있다는데 도대체 사람들이 왜 이렇게 움직이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날이 더 추워지는 거 같아요.”

그러게요.”

 

나무를 주워오며 서준은 입을 살짝 내밀었다.

 

겨울이라더니.”

춥지 않았으면 좋겠어.”

추운 거 싫어해요?”

.”

 

세라는 가볍게 몸을 떨며 한숨을 토해냈다.

 

차라리 더운 게 낫지 추운 건 정말 싫어요. 움직일 수 없고. 마치 몸이 굳어버리는 거 같아요.”

그렇게까지요?”

. 정말 싫어요.”

 

세라가 몸서리를 치자 서준은 어색하게 웃었다.

 

그나저나 그 사람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그러게요.”

아직 돌아오지 않는 것을 보면 다른 섬에 잘 간 것 가기는 한데. 어떤 것인지 모르겠어요.”

잘 있는 거겠죠?”

그럼요.”

 

세라가 살짝 망설이며 묻자 서준은 힘을 주어 대답했다.

 

그 사람들을 믿어요. 거기에서 무슨 문제가 있을 것도 없고. 아무 문제가 없을 거예요. 다들 잘 지낼 거예요.”

그렇겠죠.”

 

세라도 서준을 따라 힘을 주어 대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얼른 이 섬에서 나가길 바라요.”

나랑 있는 거 싫어요?”

? , 아니요.”

 

서준의 갑작스러운 농담에 세라는 잠시 멈칫하다가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저었다. 웃고 나니 기분이 좋았다.

 

고마워요.”

뭐가요?”

웃게 해줘서.”

. 이 정도 가지고.”

 

서준은 어색하게 웃으며 코 아래를 비볐다.

 

그냥 여기에서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을 하지 마요.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여기에 있는 거니까.”

그래야죠.”

 

세라는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 나름대로 이곳에 있다는 것. 부정할 수 없는 거였다.

 

우리는 이곳을 지켜야 하는 거죠.”

당연하죠.”

 

세라는 서준을 보고 웃었다. 그가 아니었더라면 이 섬에서 있는 것은 너무나도 괴로울 거였다.

 

고마워요.”

갑자기 또?”

진심이에요.”

뭐가요?”

서준 씨가 아니었으면 내가 이 섬에 남겠다는 고집.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을 테니까. 정말 고마워요.”

그러지 마요.”

진짜 고마워서 그래요.”

 

서준은 갑작스러운 칭찬에 괜히 기분이 묘해서 귀가 빨개졌다. 어릴 적부터 이런 칭찬에 익숙하지 않은 그였다.

 

조금 천천히 추워졌으면 좋겠어요.”

그러게요.”

 

두 사람은 바다를 보며 나란히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요?”

.”

미친.”

 

지아의 대답을 들은 윤태가 한숨을 토해내고 그녀를 꼭 안았다. 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뭐하는 거야?”

걱정했어요.”

?”

강지아 씨를요.”

 

윤태의 눈에 눈물이 고이려고 하자 지아는 입을 꾹 다물었다. 그리고 윤태의 얼굴을 보고 고개를 저었다.

 

왜 그래?”

정말 무슨 일이라도 나는 줄 알았어요.”

안 생겼잖아.”

우리가 갔으니까 그랬죠.”

고마워.”

 

지아는 손을 내밀어서 윤태의 뺨을 어루만졌다. 그의 말처럼 그가 오지 않았더라면 꽤 귀찮은 일이 생겼을 거였다.

 

그래도 와준 거잖아. 윤태 씨가 와준 거니까. 나는 그걸로 충분해. 그러니까 너무 그러지 마요.”

내가 가지 않았으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는 거라고요. 생각도 하고 싶지 않은 거요.”

그래.”

 

지아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남자들 힘이 세네요.”

그렇죠.”

 

시우는 가볍게 가슴을 두드려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아 누나가 무슨 무술을 배웠다고 하더라도 남자가 본격적으로 붙으려고 하면 쉽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까.”

 

지아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일단 괜찮으니까 된 거야.”

알았어요.”

 

윤태는 이제 토라진 것처럼 보였다. 지아는 입술을 꾹 다물고 어색하게 웃었다. 이 모든 순간이 행복하다고 하면 너무 이상한 것이었지만 행복했다. 이게 정말로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 같았다.

 

 

 

만나자고요?”

.”

 

지웅은 아랫입술을 물었다. 과연 그들을 만나는 것이 무조건 옳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심이 생겼다.

 

그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 줄 알고요? 혹시라도 우리에게 해코지를 할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그런 거라면 진작 했을 거예요. 우리끼리 이곳에서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있게 하지 않았겠죠.”

그건.”

 

지아의 말이 옳다고 생각하기에 지웅은 입을 다물었다. 그녀의 말처럼 그들을 그냥 두지 않았을 거였다.

 

일단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해야 해요. 그게 무엇이건. 그 간단한 것을 우리가 할 수 있어야 하는 거죠.”

그래요.”

 

나라도 지아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섬의 사람들은 도깨비 아니잖아요.”

그래도.”

사무장님.”

 

나라는 지웅의 팔을 붙잡으며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우리가 대화를 해야 해요. 같이 가야 하는 사람들이라고요. 한국에서라도 만나지 않겠어요?”

한국.”

 

생각도 하지 않은 거였다. 그들이 탈출할 거라는 생각을 잠시 잊고 있었다는 사실에 당황한 지웅이었다.

 

그럴 수도 있겠군요. 뭐가 되었건. 한국에 가서도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니까요.”

 

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그 사람들하고 대화를 하는 것은 나쁘지 않아요. 그리고 우리들은 제대로 뭉친 사람들이잖아요.”

. 그렇죠.”

 

지웅은 묘하게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들은 확실히 모두 사이가 좋아보였다.

 

이상하게 원래 섬에 있을 때보다 더 좋아 보입니다.”

하나니까요.”

하나.”

 

지웅은 가만히 지아의 말을 따라했다. 하나라는 것이 이렇게 이질적이면서 강하게 다가올 줄은 몰랐다.

 

이 섬에 온다는 것이 다시 우리를 뭉치게 하는 계기가 될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더욱 단단해지는 거군요.”

원래 외부에서 어떤 적이 생기면. 그리고 어떤 목표가 생기면 그럴 수밖에 없는 거죠. 안 그래요?”

 

지아는 시안을 보며 싱긋 웃었다. 시안은 입을 삐쭉 내밀면서도 지아와 눈을 마주하고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그래서 나는 만나길 바라요. 어차피 하진영 씨랑 강봄 씨도 만났고, 문도혁 씨랑 서병태 씨. 그리고 정태욱 씨랑. 그 사람도 알고.”

 

지아는 기쁨의 손을 한 번 잡았다. 기쁨은 괜찮다는 듯 지아의 손을 한 번 포개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튼 우리는 이 사람들을 알고 있어요. 남은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도 알아야 하는 거라고요.”

맞습니다.”

 

윤태도 끼어들어서 지아의 편을 들어주었다. 다들 지아를 보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새로운 일이었다.

 

우리는 모두 같이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에요. 지금은 두 팀으로 나뉘어서 각자 생존을 한 거지만. 이제는 그럴 이유가 없어요. 우리가 너무 원수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이제 사라진 거고요. 그러니까 우리는 같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을 해야만 해요. 그게 우리가 여기에서 제대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고요. 이 섬의 사람들을 의심하면서 그건 안 돼요.”

그렇죠.”

 

지웅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무작정 이 섬의 사람들을 믿기에 의심이 가는 것도 사실이었다. 이들이 과연 무엇을 할지. 그들을 어떻게 대할지. 그건 또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일단 믿죠.”

 

지아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그래야 뭐라도 시작이 되니까요.”

 

다른 사람들도 지아의 말을 따라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시작이라도 해야만 하는 거였다. 이 시작이라는 것을 하지 않고서 뭐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우스운 일이었다. 지웅도 지아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그들을 만나야 한다는 것. 그것이 시작의 지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