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을 맞추다. 입을 맞추다. 권순재 차가운 그대의 입술에 저의 입술을 맞댔습니다. 파랗게 시리는 그대의 입술이, 나의 입술과 맞대서 따뜻히 변했습니다. 빨갛게 변했습니다. 차갑게 서리 내리는 계절. 그대의 입술에 서리에 파랗게 변해 버렸습니다. 이 계절에, 이 가을에, 그대의 몸은 겨울처럼 얼어버렸습니다. ..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09.11.13
로맨틱 피플 3 로맨틱 피플 3 권순재 슬퍼 보이는 눈을 보았습니다.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은 지는 모르겠지만, 붉게 충혈 된 그 눈 속에 슬픔이 담겨 있었습니다. 분명히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들을 수가 없습니다. 사랑한다고, 사랑하고 있다고, 너무나도 애타게 ..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09.11.12
기억 상실 기억 상실 권순재 휴대 전화를 만지작거리다가, 나도 모르게 멈칫 하고 말았다. 잊고 있었던 너의 이름, 잊고 싶었던 너의 이름. 나에게 타는 듯한 슬픔을 주었던 그 이름이, 바로 거기, 바로 그 곳에 남아 있었다. 눌러 볼까? 말까? 실수로 누른 버튼 삐- 이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 허탈함, 아..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09.11.11
내가 가는 길 내가 가는 길 권순재 이름 모를 들꽃이 피어있고, 이름 모를 바람이 불어오는, 꼬불꼬불 이리저리 왔다갔다 흔들리는, 요상한 이 길로 가 보았니? 나를 어디로 데려다 줄 지도 모르고, 내가 어디로 향할 수 있을 지도 모르는, 그 누구도 그 아무도 대답을 해줄 수 없는 곳. 썩은 내가 진동을 하고, 악취가 ..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09.11.10
냉동 카드 냉동 카드 권순재 감사합니다- 학생입니다- 맹한 목소리, 무미건조한 목소리. 하루에도 수십 번. 삐- 삐- 나를 통과시키고, 통과 시키지 않는 것은 단조로운 신.호.음. 만지면 차갑게 얼어버릴 것만 같은 카드, 냉동되어 있는 그 차가운 카드에, 나의 심장도 같이 맞닿아 얼어버린다. 냉동되어 있는 그 차..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09.11.09
로맨틱 피플 2 로맨틱 피플 2 권순재 길을 잃었습니다. 내가 길을 잃었습니다. 그대께 가고파, 이리 길을 나서고 말았는데, 결국에는 길을 이리도 잃고 말았습니다. 내가 너무 멍청해서 내가 너무나 한심하여서 내가 너무나도 바보 같아서, 그대께 가는 길을 이리도 잊고야 말았습니다. 피비린내 나는 그대의 외침을 ..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09.11.08
로맨틱 피플 로맨틱 피플 권순재 빙긋빙긋 병신마냥 무엇을 지껄이건, 웃어주던 그대여. 그대 곁에 있으실 적, 그대의 큰 자리 모른 채로 무시하며 괄시하고 멀리멀리 쫓았는데. 그대 곁에 없으시니, 그대의 큰 자리가 이제야 보입니다. 애닲으고, 서러워서, 목이 쉬도록 뒤늦게 그대를 불러 보아도 터-엉 빈 하늘에 ..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09.11.07
심장 조각가 심장 조각가 권순재 설레는 느낌 이대로, 그대께 달려 가고파. 절뚝이는 마음을 부여잡고, 비틀비틀 흔들리며 날아간다. 매정한 시선으로, 정이 돌을 치 듯, 나를 보시는 그 눈빛에 마음의 반대 쪽이 서걱이며 먼지처럼 산산이 부숴져 날립니다. 뚝- 딱- 뚝- 딱- 심장을 조각하는 조각가 -뚝 –뚝 –뚝 –..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09.11.06
R이 롤러코스터를 좋아하는 이유 R이 롤러코스터를 좋아하는 이유 권순재 R은 롤러코스터를 참 좋아했다. 그러나 사실 R이 롤러코스터를 좋아할 일은 그리 대단할 일이 아니었다. 다른 사람들도 그것을 좋아하니까. 그런데 그가 롤러코스터를 좋아하는 까닭은 참 신기했다. 그는 다른 이들처럼 그런 연유로 그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스..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09.11.05
[행복한 책방] 프라하 거리에서 울고 다니는 여자, 나도 슬프다 프라하 거리에서 울고 다니는 여자 지은이 실비 제르맹 출판사 문학동네 출간일 20060428 장르 프랑스소설 책 속으로 1989년 분노의 나날들로 페미나상을 수상한 작가 실비 제르맹 소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책 속으로 들어간 한 여자의 행적을 뒤쫓으며, 은밀한 환기, 부드러움과 애정이 깃든 시적.. ☆ 문화/행복한 책방 2009.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