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큰 코끼리 귀가 큰 코끼리 권순재 분명히 보았다. 귀가 큰 코끼리가 날고 있는 것을,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그런 것이 어찌 날 수 있겠냐고, 나에게 말도 안 된다고 이야기해도, 나에게 말도 안 된다고 말을 하더라도, 이미 나는 그것을 보았기에 그것을 믿을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더욱 놀라운 일은 그 코끼리가 ..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10.01.25
20번째 페이지 2 20번째 페이지 2 권순재 억지로 무엇을 채우다가, 꾸역꾸역 채우다가, 다시 이 자리까지 왔다. 나의 상상으로 나의 이야기로 나의 아무 것 없는 쓸 데 없는 읊조림으로 다시 한 번 20 번째 페이지에 다다랐다. 아무 것도 담겨 있지 않던, 나의 소중한 공간은, 이렇게 나의 생각으로 나의 쓸모 없음으로 채..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10.01.24
요정의 나라 요정의 나라 권순재 달아나고 싶다. 달아나고 싶었다. 이 현실에서, 이 괴로움에서, 모든 것을 잊고, 모든 것을 벗어버리고, 그냥 훨훨, 아주 멀리 달아나고 싶었다. 그 곳은 분명히 아름다울 것이었다. 요정들이 날개의 비늘을 떨어뜨리면서, 여유롭게 날고 있는 그 곳은 정말로 아름다울 것이었다. 슬..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10.01.23
꿈 2 꿈 2 권순재 꿈을 꿨다. 나오는 꿈을 꿨다. 네가 나오는 꿈을 꿨다. 잊혀진 네가 나오는 꿈을 꿨다. 어느새 잊혀진 네가 나오는 꿈을 꿨다. 사랑했던, 어느새 잊혀진 네가 나오는 꿈을 꿨다. 내가 사랑했던, 어느새 잊혀진 네가 나오는 꿈을 꿨다. 정말 내가 사랑했던, 어느새 잊혀진 네가 나오는 꿈을 꿨..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10.01.22
추운 날 추운 날 권순재 날이 춥다. 많이 춥다. 겨울이라서, 겨울이기에, 그렇기에 춥다고 겨울이라서 추운 거라고 그냥 그냥 넘기려고 하지만 너무 춥다. 추워서 머리 속까지 그만 꽁꽁 얼어버릴 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 하루다.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10.01.21
전화 목록 전화 목록 권순재 휴대 전화의 사람들의 이름을 살펴본다. 얼굴이 또렷하게 기억이 나는 사람도 있고,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사람도 있다. 도대체 왜 등록을 해 놓았을까? 하는 사람도 있고, 왜 없는 거지? 하는 사람도 있다. 전화 번호들을 보면, 마치 나의 삶을 다른 방향에서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10.01.20
얼음 계단 얼음 계단 권순재 계단을 내려올 때, 계단이 얼어있는 것을 보고 멈칫했다. 워낙 운동성이 없기에, 분명히 미끄러질 것 같아서, 조심조심, 정말 조심조심 난간을 붙잡고 뒤뚱뒤뚱 우스꽝스러운 걸음으로 조심스럽게 계단을 내려왔다. 한 칸, 한 칸 내려오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다행이라는 미소를 ..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10.01.19
비타민 비타민 권순재 몸에 좋다는 비타민을 깨물어 먹었습니다. 깨물어 먹으라고 해서 깨물어 먹었습니다. 너무나도 시큼한, 짜릿하게도 신. 그 맛이 온 입에 퍼졌습니다. 평범한 나의 일상 속에서, 비타민은 하나의 자극이 되었습니다. 평범한 나의 일상 속에서, 비타민은 짜릿한 충격이 되었습니다. 아무 것..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10.01.18
별 별 권순재 별이 빛이 날 수 있는 이유는 그 곁이 어둡기 때문입니다. 빛이 낮에 보이지 않는 이유는 태양이 더욱 밝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이기기 위해서 억지로 빛을 내고 있지 않나요? 누군가를 앞서기 위해서 억지로 빛을 내고 있지 않나요? 두 사람의 빛이, 두 사람의 열기가 오히려 두 사람을 어..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10.01.17
눈 눈 권순재 눈길을 먼저 밟는 사람은 되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눈길을 따르는 사람은 될 것입니다. 그 눈길을 더욱 확고히 다지면서,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옳은 길을 따라갈 것입니다. 비록 앞에서 서서 새로운 길을 만들지는 않지만, 이미 만들어진 길을 열심히 따라갈 것입니다. 누군가의 앞에서 빛..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10.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