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가 사과를 싫어하는 이유 A가 사과를 싫어하는 이유 권순재 A는 사과를 싫어했다. 어릴 적부터, 그는 이가 약했다. 그래서 늘 치과에 치료를 받았다. 매일 같이 충치를 긁어내고, 치아를 미백하자, 그의 치아는 약해졌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신 것을 먹었다가는 이가 시리고 이가 아렸다. 그래서 그는 사과를 싫어했다. 산이 듬뿍 ..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10.01.04
또 다른 시작 또 다른 시작 권순재 그대께는 죄송하지만, 이제 다시 시작하고 싶습니다. 이제 다시 시작을 하고 싶습니다. 더 이상 당신에게 붙잡히고 싶지 않습니다. 당신이 싫은 것은 아닙니다. 저는 당신이 참 좋습니다. 당신을 잊은 것도 아닙니다. 당신의 기억은 여전히, 정말 여전히 저를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10.01.03
꿈 꿈 권순재 꿈을 꿨다. 무서운 꿈을 꿨다. 정말로 무서운 꿈을 꿨다. 정말로 진짜 무서운 꿈을 꿨다. 한 번도 꾸지 못한 정말로 진짜 무서운 꿈을 꿨다. 단 한 번도 꾸지 못한 정말로 진짜 무서운 꿈을 꿨다. 용이 나오는 단 한 번도 꾸지 못한 정말로 진짜 무서운 꿈을 꿨다. 사나운 용이 나오는 단 한 번도..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10.01.02
20 번째 페이지 20 번째 페이지 권순재 처음으로 맞는 20번째 페이지. 나의 기억. 나의 추억. 나의 생각. 나의 상상.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서, 이렇게 빈 공간을 채우고 있다. 저마다 제 소리를 내며, 저마다 제 목소리를 내며, 모두에게 자리가 있다. 모두에게 딱 맞는 자리가 있다. 그리고 그 자리를 찾지 못하는 자는,..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10.01.01
노숙자 2 노숙자 2 권순재 다가오는 소리가 멀어진다. 나는 봤는데, 그를 봤는데, 그는 나를 본 모양이다. 그도 나를 본 모양이다. 나도 내가 이렇게 변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한 적이 없었다. 나는 항상 빛이 날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고, 나는 항상 위대할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이렇게 시린 바닥에 등을 대고 ..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09.12.31
검은색 검은색 권순재 검은색은 무섭다. 그냥 무섭다. 그 뒤에 무언가가 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들고, 그 뒤에는 아무 것도 없을 것 같은 생각도 든다. 그 어둠 속에서, 마치 나를 향해서 갈퀴 같은 손이 튀어나올 것만 같다. 그리고 그 손은, 나의 목을 조를 것만 같다. 모든 빛을 흡수하는, 그 무엇도 반사하지 않..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09.12.30
탄산 음료 탄산 음료 권순재 보글보글 거품이 올라온다. 잔의 위로 거품이 올라온다. 목으로 넘길 때, 그 순간 타는 듯한 느낌이. 나는 너무나도 좋다. 그 느낌이 나는 좋다. 색도 얼마나 영롱하고 아름다운가? 투명한 것부터 검은색까지 내가 가지고 싶은 색 내가 원하고 있는 색 모든 색이 다 있다. 그러나 그 색..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09.12.29
테트리스 2 테트리스 2 권순재 테트리스 게임. 그리고 무엇인가? 과연 그것을, 무엇이라고 말을 할 수 있는가? 아무런 목적 없이, 점점 블록을 높게 쌓아 올린다. 아무런 목적 없이, 그 높은 블록을 없애 버린다. 당신의 삶은 그리 허무하지 않은가? 당신의 삶은 그리 가볍지 않은가? 당신의 삶은 자신이 있는가? 당신..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09.12.28
노숙자 노숙자 권순재 악취가 났다. 노숙자였다. 역겨움. 짜증남. 피로함. 그러한 것들이 온 몸에서 동시에 솟구쳤다. 도대체 저들을 왜 그냥 두는 것인지, 도대체 왜 저들을 치우지 않는 것인지, 그러한 것들에 대해서 분노가 치밀었다. 순간 나는 눈을 의심했다. 아닐 것이라고, 아닐 것이라고, 그렇게 믿고 싶..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09.12.27
500원 500원 권순재 잠시만요. 라고 말을 한 후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분명히 정말 분명히 500원짜리 동전이 있었다. 나는 잔돈을 싫어한다. 특히나 100원짜리는 싫어한다. 그래서 동전이 생기는 것이 싫다. 가능하면 생기는 것이 싫다. 그렇게 500원을 지불하고, 물건을 받았다. 순간 나는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09.12.26